Episode 1. 인도네시아 인터넷 설치기

2012. 5. 5. 12:06인도네시아/생활정보 &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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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11개월 정도 이곳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갔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다시 인니로 올 4월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한국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이나 이곳에 오시는 분들이 알아두시면 좋을 만한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가장 따끈 따끈한 에피소드... 2012년 5월 4일에 겪은 일입니다.

작년에 이곳에 거주하면서 인터넷을 설치해본 경험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회사에서 인터넷을 지원해주기에 특별히 직접 전화하고 하지 않아서 매우 편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케이블 TV와 인터넷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퍼스트미디어 (First media) 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인터넷 서비스가 가격대비 제공하는 인터넷 스피드가 좋은 편이라 신청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속도인 6Mbps 짜리를 한국돈 8만원 상당을 매달 내고 써야 하하는 상품을 신청했습니다만... 알았다고 하고서 진행이 안되는 현상이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고액의 서비스 이기때문에 1년치를 한번에 내거나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야 한다고 하는거에요. ㅠㅠ 아니.. 무슨 인터넷을 저렇게... 아직 열악한건 맞구나 싶기도 했지만 좀 그랬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3Mbps 짜리로 추천을 받아서 설치를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기다린 기간이 딱 2주일 + 2일째 되는날 드디어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10시~12시 사이에 가서 작업을 해주겠다. 집에 대기해라... 라고 해서 회사에 출근했다가 바로 돌아와서 집에서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2시반이 되었는데 안나타납니다. 연락도 없습니다. 전화해도 안받습니다. ㅠㅠ 어쩌지...

잠시후 건물 관리사무소의 직원이 올라와서 인터넷 설치 기사들이 기도를 하고 와야한다면서 2시쯤에나 올꺼라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무슬림들은 금요일이 안식일입니다. 12시에 꼭 기도를 하죠. 머 그건 그렇다고 치고 이해를 했습니다.

근데 난 회사는 어쩌지... ㅠㅠ 회사에 전화를 하고 더 기다려서 설치를 꼭 하고 가겠다고 연락했습니다.


2시가 되었습니다만... 안옵니다. 전화도 안옵니다. 문자 보냈더니 답장도 안옵니다. 전화했더니 안받아요.

2시반이 되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거의 다 왔다고 연락받았다고 합니다.

2시 45분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설치하러 온 사람이 3명...

오더니만 자기들기리 10분동안 농담 따먹기 하면서 웃고 즐깁니다.

그 누구도 늦어서 미안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ㅠㅠ 난 5시간을 꼬박 기다렸는데... (꾸욱 참았습니다. 인니어로 아직 욕을 못배워서...)

그러고 나서 저에게 결정타 한방을 남깁니다.


설치할 기사가 지금 몸이 안좋으니 내일 다시 오면 안되겠니?


이러는 겁니다. ㅠㅠ

너같으면 되겠니.. 라는 말이 입을 돌았지만... 차마 뱉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오늘 해라~ 했떠니... 또 한번의 결정타!!!


설치하는데 거의 3시간은 걸리는뎅~


뭐라고라고라... 으하...

이렇게 하루를 공칩니다.

한국은 통신관련한 시설들이 아파트에 잘 되어있어서 단자함만 열어서 연결하면 땡이지만 여긴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배선을 열심히 깝니다. 아파트 복도를 따라서 3~40미터 정도 천장에 선을 까는 작업을 하더군요.

하악... 정말 근 3시간의 작업을 합니다. 대~박!


결국 설치는 어케든 끝났습니다.


여기서 아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1) 인니 사람들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욕하거나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진짜 싸울때 말구요. 대부분 웃고 이야기 하지만 나중에 딴데서 욕합니다. 뒷담화... ㅠㅠ 


2) 반대로 미안하다는 말도 잘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5시간 기다린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는 할 수 있는데... 절대로 않합니다. 화를 내야 미안하다고 하지요. 그렇다고 화내면 나중에 욕합니다. 1번과 관계 있는거죠. 일도 대강할 수 있습니다. 왠만하면 화내면 안됩니다. ㅠㅠ


3) 약속 시간 잘 안지킵니다. 한국도 옛날에 코리안 타임이라고 했듯이 인도네시안 타임이 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그 시간 차이가 매우 깁니다. 2~3시간 늦는 것은 기본이고 안오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약속하고 만나기로 하고 만날 장소에서 기다리며 전화를 하면 가고 있다고 합니다. 택시 탓다고... 근데 안옵니다. 그러다가 어디냐고 하면 거의 다 왔다고 하죠. 근데 안옵니다. 그러다가 2~3시간 지난 다음에 지금 못갈거 같다고 합니다. 으흐흐...


그래서 인터넷 설치 기사가 오늘 나타난 것만으로도 사실 감사했습니다. ㅠㅠ


4) 이렇게 집에 무언가 설치를 하거나 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에는 현지인 일꾼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 가정부나 기사에게 설치할 위치를 지정해주고 반드시 오늘 설치해야한다고 강제한 후에 자기 볼일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유용하기도 하고, 그들 나름의 노하우도 있어보입니다. 신뢰는 잘 안갑니다만... 쿨럭~


5) 아파서 내일하면 안되겠니? 라고 할때... 절대로 보내면 안됩니다. 그 다음날도 역시 안옵니다. 왔을때 붙잡고 서비스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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