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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인도네시아 인터넷 케이블을 끊는다? 가스 감축 뒤 불거진 "Cut?" 논란 정리 (2026.10.28)

SeanYoon 2026. 10. 2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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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행 파이프라인 가스를 줄인 배경을 정리했는데, 그 직후 인도네시아 SNS와 언론에서 "싱가포르가 인도네시아 인터넷 케이블을 끊겠다고 위협했다"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누가, 어디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1. 싱가포르 정부의 공식 발언이 아니라, 전 지명직 국회의원 칼빈 쳉(Calvin Cheng)이 X에 "인니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90%가 싱가포르를 거친다"는 인포그래픽과 함께 "Cut ?" 한 마디를 올린 것이 시작입니다.
2. 본인이 약 1시간 뒤 "우리는 문명화된 법치 국민이다. 당연히 이런 일은 안 한다"고 해명했고, 인니 통신부 장관은 "끊기면 싱가포르 연결 용량의 80%도 마비된다"고 반박했습니다.
3. 10/27 양국 외교장관이 자카르타에서 만나 산불 책임 기업 공동 태스크포스에 합의하면서 분위기는 진정 국면입니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일시 (자카르타 시간)내용
10/24 (토)인도네시아, 싱가포르행 파이프라인 가스 하루 31 MMSCFD 감축 시작
10/25 (일) 22:49칼빈 쳉, X에 "Indonesia's Internet Dependence on Singapore" 인포그래픽과 함께 "Cut ?" 게시 (조회수 약 69만)
10/25 (일) 23:47칼빈 쳉, "We are civilised law-abiding people. We will not do this obviously." 해명 게시
10/26 (월)인니 언론 Republika 등 "싱가포르 정치인, 인니 인터넷 차단 위협" 보도로 확산
10/27 (화)메우뜨야 하피드 통신디지털부(Komdigi) 장관 반박 /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자카르타 방문
10/27 (화) 16:00칼빈 쳉, "가까운 이웃은 서로 의존한다. 함께 번영하자"는 화해성 게시물

"Cut ?" 게시물의 내용

칼빈 쳉이 올린 인포그래픽의 제목은 "Indonesia's Internet Dependence on Singapore(인도네시아의 싱가포르 인터넷 의존)"이고, 부제는 "A critical digital chokepoint(결정적인 디지털 병목)"입니다. 핵심 숫자는 "인도네시아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90%가 싱가포르를 거친다"였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저케이블이 모두 싱가포르로 모인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칼빈 쳉이 10/25 X에 "Cut ?"과 함께 올린 인포그래픽 (출처: X @calvinelcheng)

여기에 "Cut ?(끊을까?)" 한 마디를 붙였으니, 가스를 줄인 인도네시아에 "그럼 우리는 인터넷을 끊을 수 있다"는 맞대응으로 읽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니 언론은 이를 "위협(ancaman)"으로 보도했습니다.

다만 본인은 약 1시간 뒤 "우리는 문명화된 법치 국민이다. 당연히 이런 일은 하지 않는다"고 직접 해명했습니다. 그 뒤에도 인니 네티즌과 설전을 이어가며 "말썽 피우면 끊는다. 하지만 불쌍해서 봐준다" 같은 도발적인 답글을 달기도 했지만, 10/27 오후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서로 의존하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협력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칼빈 쳉은 누구인가

  • 싱가포르의 전 지명직 국회의원(Nominated Member of Parliament, NMP)입니다. 지명직 의원은 선거로 뽑히지 않고 임명되는 비당파 의원 제도입니다.
  • 현재 싱가포르 정부나 집권당의 공식 직책은 없습니다. 이번 발언도 개인 X 계정에서 나온 것이고, 싱가포르 정부가 이 발언에 대해 별도로 입장을 낸 보도는 찾지 못했습니다.
  • X에서 인도네시아의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비판에 대한 반박 글을 올리는 등, 이번 갈등 내내 인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써왔습니다.

 

가스와 인터넷, 서로 쥐고 있는 카드

 

2. "인터넷 트래픽 90%가 싱가포르 경유"는 사실일까

놀랍게도 이 숫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직접 한 말입니다.

  • 인니 통신디지털부의 디지털인프라 전략정책국장 데니 스티아완(Denny Setiawan)이 2026년 6월 8일 "솔직히 지금 우리 트래픽의 90%가 싱가포르에 의존한다"고 말했습니다.
  • 이유는 싱가포르가 동남아 해저케이블이 모이는 지점이자 대형 데이터센터 허브이기 때문입니다. 인니 통신사 입장에서도 다른 대륙으로 직접 나가는 것보다 싱가포르 트랜짓을 빌리는 것이 더 싸고 쉽습니다.
  • 해저케이블 플랫폼 GeoCables 집계로 인도네시아에는 해저케이블 72개(국내 42개, 국제 30개)가 있고, 이 국제 케이블들이 모두 싱가포르와 연결돼 있습니다.
  • 인니 정부는 이 의존을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은" 위험으로 보고, 해저·육상 케이블 경로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혀왔습니다.

즉 칼빈 쳉의 인포그래픽 숫자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존한다"는 것이 "싱가포르가 마음대로 끊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3. 인도네시아 정부의 반박

메우뜨야 하피드(Meutya Hafid) 통신디지털부 장관은 10/27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화낼 필요 없습니다. 싱가포르에 착륙하는 해저케이블은 갑자기 그곳에 도착하는 게 아닙니다. 그 경로의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해역을 지납니다. 끊기거나 끊는다면 싱가포르 연결 용량의 80%도 마비될 위험이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인구는 싱가포르의 47배이고 2억 6,700만 명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며, 이 시장이 없으면 글로벌 IT 기업 투자자들이 싱가포르를 떠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좁게 생각해선 안 된다. 디지털 인프라는 두 나라뿐 아니라 세계 연결성을 위해 함께 지켜야 하는 분야"라며 양쪽 모두에게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4. 실제로 케이블을 끊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 발언 주체: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고, 발언자 본인도 곧바로 "안 한다"고 했습니다.
  • 자해 효과: 싱가포르의 경제 모델 자체가 해저케이블·데이터센터·금융 허브입니다. 인도네시아 트래픽을 끊으면 싱가포르 데이터센터와 통신사의 최대 고객 중 하나를 스스로 잘라내는 셈이고, 메우뜨야 장관 말대로 케이블 경로 상당 부분이 인도네시아 해역을 지납니다.
  • 소유 구조: 국제 해저케이블은 대부분 여러 통신사·빅테크가 함께 투자한 컨소시엄 소유라, 한 나라 정부가 특정 국가 트래픽만 골라 끊는 구조가 아닙니다.
  • 국제 규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공해상 해저케이블을 고의로 끊는 행위를 각국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소동은 "가스 vs 인터넷" 실제 맞대응이라기보다, 가스 감축과 산불 연무 갈등으로 양국 여론이 격해진 상황에서 나온 SNS 설전에 가깝습니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국제 인터넷 연결의 상당 부분을 한 나라에 기대고 있다는 구조적 약점을 다시 드러낸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5. 진정 국면: 10/27 외교장관 회담

공교롭게도 같은 날,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자카르타를 방문해 10월 1일 새로 취임한 아르마나타 나시르(Arrmanatha Nasir)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첫 공식 회담을 했습니다.

  • 양국은 산불·연무 책임 기업을 추적하는 공동 태스크포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정보 공유, 금융 정보, 국경을 넘는 증거 수집, 가능하면 자산 환수까지 다룹니다.
  • 아르마나타 장관은 "연기는 국경을 넘는다. 돈도 마찬가지"라며 화전으로 이익을 본 기업의 돈 흐름을 쫓겠다고 했고, 발라크리쉬난 장관도 "연무의 첫 번째 피해자는 깔리만딴과 수마트라의 인도네시아 국민"이라고 화답했습니다.
  • 두 장관은 이웃 간 이견은 대화와 상호 존중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AFP 보도에 따르면 가스 감축 문제는 회담 발표에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회담 후 "상호 존중, 상호 이익, 열린 소통이 양국 파트너십을 이끈다"고 밝혔고, 칼빈 쳉도 이를 인용하며 "결국 상식이 이겼다"고 반응했습니다.

 

6. 인도네시아에 사는 입장에서 정리하면

  • 인터넷이 실제로 끊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됩니다. 이번 일은 정부 정책이 아니라 개인 SNS 발언이었습니다.
  • 다만 인도네시아의 국제 인터넷이 싱가포르 한 곳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은 사실이라, 앞으로 인니 정부의 해저케이블 다변화나 국내 데이터센터 정책이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 가스 감축은 아직 "유동적"이라는 게 인니 정부 입장이라, 양국 관계는 당분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이 글은 2026년 10월 28일 오전(자카르타 시간) 기준 공개된 보도와 X 게시물을 정리한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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